Tanger 땅제 (탕헤르)
아프리카 대륙의 최북단, 지브롤터 해협의 항구도시.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길목이기 때문에 15세기부터 주위 여러 열강들의 지배를 받아왔기때문에 아직도 도처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아실라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정도를 타고 도착한 땅제는 아실라와는 반대로 규모가 큰 대도시였고 스페인에서 페리를 타고 온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유동인구가 많은 항구 앞의 상징적인 건물.
주변에 식당과 호텔들이 많이 들어서 있어서 몇 개의 호텔을 둘러보다가 게 중 하나를 골라 짐을 풀어놓고 나왔다.
사실 난 땅제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이 도시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혼잡하고 낡고 지저분할 것이라는 편견.
왜 땅제가 그런 이미지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산티아고가 유리잔에 음료를 팔던 그 탕헤르는 (연금술사 中) 나에게 그랬다.
- 항구 입구(위)와 잘 정돈된 항구의 모습(아래)-
실제로 본 땅제는 매우 현대적인 모습이었고 모로코의 여타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쳐났다.
땅제는 작년 우리나라의 여수와 2012년 엑스포를 두고 경합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꽤 오랜시간이 지났는데도 땅제뿐만 아니라 가까운 도시인 아실라부터 땅제의 엑스포를 기원하는 문구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작년에 우리 나라에 가보지 않아 여수의 분위기는 알 수 없지만 모로코가 엑스포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컸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안이라는 말에 2012년 엑스포를 외치며 환짝 웃는 그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좀 더 멋진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카스바로 향하는 와중에도 역시 악명높은 대로 몇 무리의 호객꾼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근하게 접근한 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끝까지 동행하고 마지막에 수고비를 요구한다. 여행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여행비가 넉넉하지 않고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분이 상할 때가 많다. 인간적인 친근감으로 접근해 오는 것인 줄 알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은 상술이었다고 생각하면 허탈해지곤 한다.
어제 기차에서 밤을 새서 그런지 몹시 피곤했다.
담벼락에 기대 앉아 쉬기도 하고..
부르카를 두른 여인 벽화에 modern이라고 생각 구름을 그려넣은 낙서가 대조를 이룬다. 나도 검은 천 안에 꽁꽁싸인 그녀들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끝이 없는 계단을 열심히 올라서 내가 본 것은 .. 그냥 바다였다.
치열함의 끝이 허무함으로 끝날 때가 많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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