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hara
세상엔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과 마음을 먹어도 가기 힘든 곳이 있다.
그렇다면 사막은 어떨까?
평생 밟을 일이 없을것만 같았던 사하라 사막 위에 선 순간 적어도 이 지구상 위에는 내가 가지 못할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긴 여행의 종착점 같았던 사하라 여행의 마지막 이야기.
세상엔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과 마음을 먹어도 가기 힘든 곳이 있다.
그렇다면 사막은 어떨까?
평생 밟을 일이 없을것만 같았던 사하라 사막 위에 선 순간 적어도 이 지구상 위에는 내가 가지 못할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긴 여행의 종착점 같았던 사하라 여행의 마지막 이야기.
저 멀리 사막이 보이기 시작한다.
몰랐었다. 사막이라는 것이 이렇게 '여기서부터가 사막이다'라는 확실한 경계가 있는 줄은.
뻔하지 않은 것을 볼 때의 긴장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를 사막으로 인도해 줄 사람들이 낙타와 함께 기다리고 있다. 낮에는 태양이 너무 뜨거워 화상을 입기 때문에 해질 무렵 사막으로 들어가서 하룻밤을 자고 동틀무렵 다시 나온다. 하지만 아무리 해질 무렵이라도 사막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태양이 뜨겁기 때문에 꼭 머리와 얼굴을 두건으로 감싸야 한다.
이렇게 한시간 반 정도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가 베이스캠프에 도착한다.
어느새 해가 졌다. 사막의 밤은 매우 춥다고 들었는데 낮부터 뜨거워진 열기가 식지 않아 오히려 모래바닥이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오늘의 살인적인 더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믐날을 맞춰간 보람대로 태어나서 가장 많은 별을 보았다. 별이 하도 많아 처음엔 구름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누군가와 함께 이 것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주위엔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많았다.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맨발로 춤을 추고, 보드를 가져와 모래 언덕에서 타기도 했다. 케냐에서 왔다는 레게머리 청년은 여행을 하다가 한국인 친구에게 배웠다며 3.6.9게임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모두가 상기된 표정으로 다신 오지 않을 것 같은 그 밤을 즐겼다.
나는 그 때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이 곳에 온지도 거의 2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보고싶은 사람도 많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신나게 노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 부류에 끼어야 하는데..' 라고 생각은 했지만 모래바닥에 딱 붙은 머리는 하늘만 향하고 있을 뿐이었다.
베르베르인들이 그들의 전통 음악을 부르고 시작했다. 모두가 그 곳으로 모여들었고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 마치 호프집에나 들릴법한 왁자지껄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좀 더 조용히 사막을 즐기고 싶어 점점 멀직히 달아나다가 나처럼 힘이 빠져 대자로 누워있는 사람을 발견하곤 흠칫 놀랐다.
투어에서 만난 유일한 아시아인인 일본인 친구였다. 더 멀리 가기는 무서워 나도 그 근처에 누웠다. 잠시 후 "나는 저 악기가 싫어. 굉장히 시끄럽지않니?" 라는 말을 했다가 묘한 동질감에 서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유럽인들은 이해 못할 아시아인의 정서가 그 곳에 있었다. 다행이다. 아주 혼자는 아니라서.
사막의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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