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안느와 조르주에게 어느날 예고없이 찾아 온 불행.
안느의 마비와 치매증상에 맞서면서도 그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오래 살아야 얻을 수 있는 삶과 죽음에 맞서는 담담함일까?
안느의 병색이 짙어질수록 그들은 문을 닫고 그들만의 공간에 스스로 갖히길 자처한다. 늙음, 병듦은 누구나 겪어야 할 당연한 것인데 그것이 감춰야 할 수치스러운 일이 된다는 것은 참 슬픈일이다.
"늙어서 이미지 망치면 어쩌려고 그래?"
안느처럼 자존심이 강한 여성은 마비가 오기 전에도 이미 자신이 늙어가는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병색이 짙어진 안느를 딸에게조차 숨기고 싶어했던 조르주의 마음은 단순히 잔소리를 듣기 싫은 귀찮음이 아니라 품위있었던 아내의 모습을 지켜주고 싶었던 남편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조르주의 선택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법, 윤리로 판단할 수 없는 일도 세상에 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비포 미드나잇(2013) - still there, still there, gone. (0) | 2013.06.11 |
---|---|
[영화] 비기너스(2011) -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0) | 2013.06.03 |
[영화] 레미제라블(2012) - 나의 주인공 '에포닌' (6) | 2012.12.24 |
[영화] 나우 이즈 굿(2012) - 무슨 말이 더 필요해? (0) | 2012.12.09 |
[영화] 언터쳐블 : 1%의 우정 (0) | 2012.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