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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비포 미드나잇(2013) - still there, still there, gone.

 

기대는 잠깐이고 피로감은 오래간다.

 

누군가는 그것도 사랑이라고 말하겠지만 내가 보기에 지금 그들의 관계는 선택에 대한 책임일 뿐이다. 책임.. 물론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마저 아름답다고 포장할 순 없을 것 같다.

 

내내 한 쪽이 삐죽 나와있는 제시의 셔츠처럼 40대가 된 그들의 사랑은 좋게 말하면 꾸밈없고, 나쁘게 말하면 참 볼품없다. 지극히 현실적인 표현을 두고 뭐라 할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지리한 말다툼을 보자고 두 시간을 할애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실망할 동기는 충분했다.

 

어제 네가 한 말,

오래된 부부는 서로 뭘할지 뻔히 알기에 권태를 느끼고 미워한댔지?

내 생각은 반대야. 서로를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거야.

 

<비포선라이즈>에서 셀린느가 한 말이다. 소녀가 아줌마가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언제나 애석하다. 아마도 그녀는 누구나 그러하듯 자신이 했던 말을 잊어버린 듯 하다.

 

극장을 나서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무얼 기대한거지?'

 

 이런 생각을 전에도 여러번 했었던 것 같다. 참 이상한 방법으로 감정이입을 시키는 영화이다.

 

 

 

 

+ 그래도 제시처럼 재치있고 사랑스럽게 화해를 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뭐든 넘길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