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잠깐이고 피로감은 오래간다.
누군가는 그것도 사랑이라고 말하겠지만 내가 보기에 지금 그들의 관계는 선택에 대한 책임일 뿐이다. 책임.. 물론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마저 아름답다고 포장할 순 없을 것 같다.
내내 한 쪽이 삐죽 나와있는 제시의 셔츠처럼 40대가 된 그들의 사랑은 좋게 말하면 꾸밈없고, 나쁘게 말하면 참 볼품없다. 지극히 현실적인 표현을 두고 뭐라 할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지리한 말다툼을 보자고 두 시간을 할애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실망할 동기는 충분했다.
어제 네가 한 말,
오래된 부부는 서로 뭘할지 뻔히 알기에 권태를 느끼고 미워한댔지?
내 생각은 반대야. 서로를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거야.
<비포선라이즈>에서 셀린느가 한 말이다. 소녀가 아줌마가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언제나 애석하다. 아마도 그녀는 누구나 그러하듯 자신이 했던 말을 잊어버린 듯 하다.
극장을 나서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무얼 기대한거지?'
이런 생각을 전에도 여러번 했었던 것 같다. 참 이상한 방법으로 감정이입을 시키는 영화이다.
+ 그래도 제시처럼 재치있고 사랑스럽게 화해를 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뭐든 넘길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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