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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러브 앤 드럭스 - 사랑에 쿨함은 필요없다.



그녀가 쿨한 이유는? 두렵기 때문에..

이야기의 시작은 불치병에 걸린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 답지 않게 유쾌합니다. 유쾌한 남녀가 장난스럽게 서로에게 빠져들어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파킨슨병에 걸린 그녀에게 아픔이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매기는 제이미가 싫지 않으면서도 그의 고백을 거절하고 그저 잠자리나 같이하는 쿨한 사이로 지내자고 제안합니다. 당장 내일 헤어져도 괜찮을,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사이로요.

병이 깊어질수록, 손떨림이 심해지고 제 몸하나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길어질수록 매기는 불안해집니다. 자신이 제이미에게 짐이 될까봐, 치료법도 없는 매기의 병을 고치기위해 동분서주하는 그가 결국에는 그녀를 두고 떠날까봐.

이런 쓸데없는 고민은 연애를 하면 누구나 다 하게되는 절차인가봅니다. 어찌보면 이기적인것 같아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상대가 없는 공백을 스스로 견디지 못할까봐 미리 자기방어를 위한 연막을 치고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것 말이죠.  

 



그녀의 속마음 I'll need you more than you need me.

"니가 날 원하는것보다 내가 더 널 원하게 될지도 몰라."
이 영화에서 가장 결정적인 말이자 내내 쿨함으로 무장했던 매기의 진심..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헤어졌던 그들이 다시 만나 해피엔딩으로 끝난 이 영화의 보이지 않는 결말은 어땠을까요? 매기의 병이 깊어져도 그들은 끝까지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되는 대사. 제이미와 매기가 사랑할때 찍은 비디오에서 매기가 이런 말을 하죠. '이걸로 충분해. 지금 이 순간은 내 것이니까' 제이미가 다시 매기를 찾아간 것은 행복했다고 느꼈던 그 순간이 있었고 다시 그것을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억하고 싶은 '이 순간'보다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이 더 많아질거예요. 

영화에서 매기와 같은 병을 가진 아내를 둔 중년남자가 제이미에게 이런 조언을 합니다. "내 충고는 지금 바로 떠나 더 건강한 여자를 찾아보라는거요. 아무도 당신에게 말을 안해줄거요. 이 병은 당신이 사랑하는 그녀와 언제나 함께 할거라는 걸."  


안타깝게도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말인 것 같습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