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ila 17,july,2008
그리스 산토리니의 느낌이 난다고 해서 기대했던 곳
아실라의 자랑거리는 포루투칼 성채와 세계의 화가들이 펼쳐놓은 아기자기하고도 화려한 벽화이다. 하지만 내가 아실라를 찾았을 때는 때마침 7월 Art Festival을 준비하기 위해 메디나 대부분의 벽을 흰 페인트로 칠 한 후였다.
여러가지로 운이 좋지 않았지만, 작고 깨끗한 해변 도시는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새벽 2시 10분 Fes에서 출발. ※ Fes-Ashila 기차1등석 121Dh (한화 약 17.000원) 소요시간 4시간 30분
4시쯤에는 환승을 해야 했고,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1등석 예약을 했지만 사람이 많았기때문에 한숨도 잠을 자지 못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전 7시쯤 도착.
역 앞에 나오니 관광지 답지 않게 택시가 없다 싶었는데 멀지 않은 곳에 한 눈에 보이는 마을의 모습에 왠지 웃음이 났다. 모든 사람들이 차를 이용하지 않고 역에서 나오자마자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 인파 속에 섞이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언제나 역 앞은 호객행위를 하는 가이드, 택시기사들을 전쟁처럼 뚫고 나와야만 하는데 뜻 밖에 이런 느긋하고 정겨운 풍경이라니!
모든 표지판이 직진?
오른쪽으로 펼쳐진 바다를 보며 걷다가 사람들이 갈라지는 곳에서 잠시 고민을 했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 지도를 보며 더 걸어보기로 했다.
바닷 바람이 시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곳에서 오른쪽 길로 바다를 따라 쭉 따라가면 메디나 입구가 나온다.
문을 통과하면 아기자기한 볼거리들로 가득한 작은 미로가 펼쳐진다.
< Bob Kasaba > 메디나 입구
노랗게 떨어지는 아침 해가 예쁘다.
하얀 벽도 나쁘지 않지만 며칠만 일찍 혹은 며칠만 늦게 왔어도 저 벽들은 모두 벽화로 채워져 있었을 것이다.
좁은 골목을 누비다 보면 간간이 남아있는 벽화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방인을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고양이
새하얀 벽과 어울리는 화분
불규칙적이라 더 예쁜 타일들
현지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집의 아기자기한 대문들.
똑같은 디자인의 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녹색 대문 위에는 Dar lalla aicha
'에이샤 아줌마네 집'이라고 쓰여져 있다.
썰물때여서인지 바닷물이 많이 차지 않아 기대만큼 멋진 풍경을 보지는 못했다.
한시간 반 정도 좁은 골목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다시 입구로 나오는데 들어갈때는 너무 이른 아침이라 열지 않았던 노천카페들이 개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인 아저씨는 아까까지는 없었던 의자와 테이블들을 밖으로 옮기느라 바빴다.
메디나 입구에는 노천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하루 밤 묶어야 할 상황이라면 허름하지만 값싼 호텔들도 여기에 많다.
즐비하게 늘어선 카페의 한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 도착한지 3시간만에 미련없이 다음 도시로 향했다.
유일하게 걸어서 모든 투어가 가능했던, 마치 마을이 하나의 잘 정돈된 세트장 같았던 아실라.
여행을 하다보면 작지만 알찬 여행지가 주는 감동을, 그리고 오늘처럼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는 곳에서의 여유로운 관광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 것이다.
과연 아름다운 벽화로 가득한 아실라 메디나의 벽을 보게되는 날이 올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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