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 가득한 소도시 떼뚜앙 Tetouan
떼뚜앙 역시 과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도시이다. 아실라, 땅제, 엘자디다, 에사우이라 등 모로코의 많은 관광지들은 과거 열강의 지배를 받았던 곳이고 그 유물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것을 보면 아마도 '지배'라는 개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모양이다.
떼뚜앙은 작은 도시이다. 도시의 중심에는 분수와 야자수로 장식된 둥근 광장이 있고 그 광장을 중심으로 방사선 모양으로 좁은 골목들이 이어져 있다. 광장주변에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구경을 하다가 피곤해 질 때쯤 그 곳에 앉아 차를 마시며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페인 문화원과 유럽풍의 건축물. 이 곳이 어느나라인지 헷갈릴 정도로 곳곳에 스페인 국기가 꽂혀있다.
떼뚜앙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스페인식 건축물이 아니라 바로 성당이었다. 인구의 대부분이 무슬림인 아랍국가에서 메인로드에 이렇게 큰 성당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은 낯선 광경이었다. 대도시의 경우 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회나 성당이 있어 주말마다 예배가 이루어 지기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 건물의 외관상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요란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소도시에서 성당을 만나게 될 줄이야..
시간은 벌써 오후 4시.
혹시 들어갈 수 있을까 성당 앞을 두리번 거리고 있자니 성당지기인듯한 할아버지가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다.
뒷문으로 들어간 성당안에는 역시나 아무도 없다. 나는 무신론자이기때문에 이런 공간이 매우 낯설고 어색하지만 이날만큼은 참 편안하게 느껴졌다. 내가 이 곳 생활에 많이 지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딱딱한 의자에 앉아 소원을 빌고 성당을 빠져나왔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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