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진이)의 몸에 들어간 사육사(지니)의 영혼이
진짜 자신을 되찾기 위해 펼치는
사흘간의 고군분투
보노보를 알 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구글에 검색해 봤다.
'현존하는 동물 중 인간에 가장 가까운 동물'
강아지 종은 열 가지 정도 댈 수 있으면서 인간과 99% 유전자가 비슷한 유인원에 대해서는 무지하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외계의 다른 생명체가 본다면 인간과 보노보의 차이는 진이, 지니만큼이나 구별이 어려울지 모른다. 이 비슷한 속성 때문에 은연중 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게 아닐까.
또다른 주인공 민주.
그는 부모님도 내놓은 청년백수로 현실에서는 답 없는 인물이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참 매력적이다. 유일하게 보노보 몸에 갖힌 진이를 알아보고 그녀를 돕는다.
마지막에 주인공 진이가 해야 할 선택은 너무 가혹하다.
'인간의 몸으로 돌아가 예정대로 죽을 것인가, 보노보의 몸의 빌려 더 살아볼 것인가?'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되찾고 싶었던 진이는 결국 인간으로서의 죽음을 택하고,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민주는 그에게 남은 삶을 더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내게 삶이 죽음의 반대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삶은 유예된 죽음이라는 진실을 일깨웠다. 내게 허락된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내가 존재하지 않는 영원의 시간이 온다는 걸 가르쳤다. 그때가 오기 전까지 나는 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삶을 가진 자에게 내려진 운명의 명령이었다.
-본문 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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