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다짐하듯 쓴 철학 일기
지구 전체가 한 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이 땅에 머물며 차지하고 살다가 가는
이 좁디좁은 공간은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중략)
내가 자유인으로서 내 자신의 주인이 되어
한 사람이자 한 인간이자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사물을 바라보라
-본문 中-
이 책은 3가지 면에서 인상 깊었다.
첫째, 무려 2세기의 글이라는 것
둘째, 역사적으로 가장 번영한 제국의 황제가 자신을 우주 속의 미미한 존재라고 생각한 것
셋째, 그런 생각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서기 121년에 태어나 180년에 죽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초기 백제나 고구려의 희미한 역사 속 이름 모를 왕이 통치하던 시대다.
그 시대 어느 황제의 다짐들을 내 마음대로 한 줄 요약하자면 이렇다.
" 인간은(왕도 마찬가지로) 이 광활한 우주와 무한한 시간 속에서 찰나를 살다 갈 티끌 같은 존재이므로,
명예나 권력, 어리석은 사람들의 평판에 집착하지 말고 항상 선과 공익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살아라."
보이저 1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을 보지 않아도 고대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지구가 점 하나라는 사실을.
자신보다 공공을 먼저 생각했던 왕이 통치하던 시기는 사람들이 덜 불행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죽고 나면 자신의 존재는 빛의 속도로 잊힐 거라 장담했지만 그 생각만큼은 틀렸다. 190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아시아 작은 반도의 까마득한 후손도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으니까.
Ju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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