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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 아프리카의 어촌마을 Oualidia 왈리디야



두가지 매력의 어촌마을 왈리디야


 왈리디야는 관광지로 삼기에는 교통도 매우 좋지 않을 뿐더러 정보가 희박한 곳이다. 유명한 여행책자인 론니플래닛에 잠깐 언급되어있긴 하지만 가고싶다는 충동을 일으킬만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지도는 물론이고 사진 한 장 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왈리디야행을 결정한 것은 순전히 '게'를 먹겠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어느날 기차에서 만난 독일˙호주인 커플이 왈리디야에서 둘이 먹고도 남았다던 엄청난 크기의 게 사진을 보여준 이후로 나도 언젠가 가고야 말겠다는 전의에 불타올라있었다.

오늘이 그 날이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철이 아니라서 비쩍마른 작은 게 한마리로 입맛만 다시다 돌아왔다.)   


선택의 여지없이 엘자디다에서 악명높은 그랑택시를 타고 한시간 30분여를 달려 도착한 왈리디야는 매우 작은 어촌마을이었고 예상밖에 해수욕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해수욕장을 형성하기에 알맞은 지형이 왈리디야 주민들은 물론이고 근처 도시, 더 나아가 유럽인들까지 끌어들이고 있었다.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해변가는 사람들로 빼곡했지만 나의 목적은 해수욕이 아니었으므로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게'를 찾아 나왔다.

(해변가에 자리잡은 호텔은 가격대비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별도로 포스팅하기로 하겠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 시각
해수욕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걸어나오니 금방 도착한 작은 어선들이 정착해있고 그 앞에서 어부들이 그날 잡은 생선들로 자판을 벌이고 있었다. 과연 몇시간 동안 잡은 것일까? 어디선가 모로코는 수산업이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인가? 수확한 양이 너무 적어 더 정감있게 느껴졌다. 저 고기를 다 팔아야 할텐데..




 그리고 바로 옆에선 그 생선들을 구워서 팔고 있었다. 아, 저거구나!


 

 

 생선과 해산물들을 원하는 만큼 담고 어디선가 갑자기 급조된 돗자리와 조잡한 플라스틱 식탁앞에 앉아서 기다렸다. 가격은 역시 흥정하기 나름이다. (1인분 / 한화 약10000원) 식사를 다 하고 일어서려는데 처음 불렀던 가격의 두배를 받으려해서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이럴땐 웃으며 꿋꿋하게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로코에서 흥정은 하나의 묘미이고 그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더라도 결국은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웃으며 마무리하게 된다. 


 

 

 이윽고 고기가 구어지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고 보고싶지 않아도 조리과정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다. 생선을 숯불위에 올려놓은 주인 아저씨는 갑자기 지저분한 접시들을 해변가로 가져가더니 바닷물에 슬쩍 담갔다 뺀다. (물론 그 접시에 고기들을 담아 내왔다.) 전혀 감추려 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에 '뭐가 문제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이 곳에서는 일상이 된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아무것도 못 보았다.'를 외치며 맛있게 먹는다.


 

 


 담아져 온 굴과 생선들. 


왈리디야는 굴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아래의 생선은 종류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비릴 것 같아 손이 잘 안갔었는데 한 번 맛보니 정말 맛있었다. 비록 비위생적이고 불편한 자리였지만 갓 잡은, 그리고 갓 구운 해산물의 맛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단 하나 감동이지 않았던 문제의 너무 마른 게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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