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아무리 훌륭해도 기억력엔 한계가 있다.
들어가기도 전에 궁전에 압도되고 이것저것 보겠다고 욕심내서 돌아다니다 녹초가 되었던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 수가 30만점이 넘는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그렇게 공들여 설명까지 들으며 감상을 했는데 한참 시간이 흐른 지금 기억나는건 방탄유리 속에 갖힌 모나리자와 나폴레옹 3세의 처소뿐이다. 그것마저도 온전한 기억이 아니라 화려함에 눈이 휘둥그레졌던 상황만 기억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라는 책에는 '문학적 건망증'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책꽂이 구석에 시선이 머무른다. 거기 무엇이 있는가? 아 그렇다. 세 권으로 된 알렉산더 대왕의 전기. 언젠가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었었다. 지금 나는 알렉산더 대왕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아무것도 모른다.
다음에 여행을 가면 그냥 길거리나 배회해야겠다.
루브르 박물관 안에서 본 바깥 풍경
그건 그렇고 내가 상상하던 파리는 이런 모습이었다. 낭만의 대명사.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도시. 만족스런 여행이 되려면 좋은 날씨라는 천운이 따라 줘야 한다. 파리에 머무르는 내내 비가오고 흐리다가 잠깐 날씨가 개었는데 그 때 찍은 사진이다. 이 외에 사진들은 하나같이 칙칙하고 좋은 기억도 거의 없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너무나 안타깝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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