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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리진(신경숙) / 조선시대 파리에 간 궁녀, 실화배경소설


 
이 곳에 오기 위해 한창 정신없던 시기에 신경숙의 새 장편소설이 출간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무려 역사소설!!


읽고 싶었지만 잠시 고민했다.


그의 소설에 빠져들고 새 책을 고대하기를 수년간 반복하면서 언제부턴가 경쾌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것이 마찬가지로 경쾌하지 못한 내 성격과 맞물려 생각되고, 한창 변화를 꾀하던 때라 조금은 멀리하고 싶었던 것 같다.

도입부를 읽을 때 까지만 해도 ‘또 바스라 질 것 같은 아름다운 여인이 나오는군.’ 이라고 생각하며 금세 흥미를 잃었었다.


하지만 취향이라는 것은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탄식하며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 만 해도 리진이 실존인물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조선시대에 불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파리까지 가서 살다가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궁녀. 궁의 여자로 살다가 파리 여인의 드레스를 입었을 조선 여자. 돌아와서 금종이를 삼키고 자살했다던 그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니…….  작가 후기를 읽고 정신이 번쩍 들어 후기만 두 세 번 더 읽었다.   

작가는 리진의 흔적을 찾아 파리와 한국을 수소문하고 다녔지만 더 이상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소설로서 이야기를 탄생 시켰다고 했다. 하지만 ‘리진’ 이 실존인물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랍지 않은가.


 
여담으로 나는 지금 콜랭이 리진을 버리고 떠나온 곳, 강대국들 사이에서 벌벌 떠는 신세가 조선과 닮았다고 하던 모로코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100년 전 프랑스 외교관이 보기엔 조선과 닮은 곳이었을지 모르지만, 2000년대 한국인이 와서 본 모로코는 한국과는 비슷한 것이 하나도 없는 곳이라는 것을 콜랭에게 전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리진 1 + 2 패키지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신경숙
출판 : 문학동네 200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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