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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여행] 1. 크리스마스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섬 여행의 출발지는 '영국 밖의 영국'이라 불리는 크라이스트처치였다. 식민지 시대에 영국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 출신들이 정착하면서 유래한 도시명이라고 한다. 하필이면 크리스마스라 상점, 식당, 박물관 할 것 없이 대부분 문을 닫아 거리가 한산했다. 간간이 서 있는 초라한 트리와 몇몇 사람들이 쓴 산타 모자로 성탄절의 흔적을 찾긴 했지만 이 곳의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지내는 아주 바람직한 날인 듯 했다. 유명한 곤돌라 역시 휴무일이었다. 가능한 것은 '트램 투어'와 '에이번강 나룻배 타기'였는데 나룻배는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라 결론적으로 트램 투어만 가능했다. 예상했던 일이라 크게 아쉽지 않았다. 이렇게 조용한 도시를 여행하는 것도 특별한 일 아니겠는가. 



트램 시티 투어

 천천히 움직이는 트램을 타면 1시간 안에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의 거의 모든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1일권($25)을 사서 17개의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관광을 할 수 있다. 트램은 밖에서 보는 것도 예쁘지만 내부가 더 인상적이었다.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안타깝게도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이었던 대성당은 2011년 대지진으로 무너졌다. 도시를 설계한 고들리의 동상만 우뚝 서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시내 곳곳에서 지진의 흔적을 볼 수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뉴리젠트 스트리스(New Regent Street)

 식사를 하기위해 17번 정류장인 뉴리젠트 스트리트에 내렸다. 이 곳은 1930년도에 조성된 거리이며 정렬된 파스텔톤의 건물들은 주로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샵이다. 평소라면 활기찼을 듯한 거리는 비까지 내려 더 한산했다. 다행히 문을 연 곳이 딱 두군데 있어서 허기를 채울 수 있었다.




식물원(Botanic Garden) & 해글리 공원(Hagley Park)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단 한군데만 가라고 한다면 선택은 '보타닉 가든'이다. 식물원 입구 옆에는 캔터베리 박물관이 있고 해글리 공원까지 여유롭게 둘러보면 된다.  

식물원으로 들어서면 사진 명소인 공작 분수(Peacock Fountain)가 있는데 영국스런 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동양풍의(?) 디자인과 색상이 눈길을 끌었다.


식물원에서 볼게 뭐 그리 있을까 싶었지만 나무들만 봐도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수천년의 전설이 있을 것 같은 나무들이 이곳에는 당연한 듯 여기저기 서 있다. 




+ 전동 킥보드(LIME) 타기

 이번 크라이스트 여행에서 예상 외로 재미있었던 것이 있다. 해글리 공원에서 전동 킥보드를 탄 것이다. 트램을 찾아 걷다보니 젊은이들이 대부분 연두색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다니고 있었다. 가이드 책에도 없는 내용이라 생소했었는데 전용 어플을 깔고 QR코드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다. (30분에 대략 $10) 넓고 한산한 해글리 공원에서 깨끗한 공기를 맘껏 마시며 자전거 도로를 신나게 달린 것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가장 기분 좋은 기억이다.


CHRISTCHURCH / DEC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