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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여행] 2. 테카포 호수, 선한 양치기 교회

 난생 처음보는 색을 가진 잔잔한 호수가 설산과 함께 비현실적으로 펼쳐진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렌터카를 픽업해 테카포 호수로 향했다. 테카포까지는 3시간이 걸렸고 가는 길 내내 탁 트인 들판과 목장이 펼쳐졌다. 날씨가 맑아야 아름다운 호수를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제부터 계속 흐린 날씨를 보니 날씨운이 없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다행히 테카포에 도착할 때쯤 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고 사진에서 보던 호수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그 곳에서 잠시 머무르는 동안에도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점심을 먹는동안 비가 내리다가 이내 그쳤는데 구름이 해를 가리자 빛나던 밀키블루 색상의 호수는 순식간에 평범한 색으로 바뀌었다. 


 테카포는 인구가 400명이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었다. 도착해 보니 호텔을 왜 구하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풍경을 사람들에 치이지 않고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관광버스가 사람들을 실어오기 전까진 사람이 정말 적었다.

아무리 감상해도 질리지 않을 풍경


선한 양치기 회(Church of the good shepherd) 

 호수 근처에 당황스러울만치 작은 교회가 있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이 교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밖에서 보면 참 귀여운 외관이다. 교회 안으로 들어서면 별다른 장식 없이 정면에 가로로 길게 난 창문이 있고 그 가운데 작은 십자가가 하나 있다. 꽉 채워 앉는다면 스무명 정도 앉을수 있을까? 한 자리를 차지하고 보니 창문 너머의 풍경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미 호숫가에서 한참 보고 온 참인데 '너는 이렇게 황홀한 풍경을 눈으로 보고 있는거야'라고 되새김질 시켜주는 것 같았다. 낮게 깔린 교회의 음악이 무신론자인 나의 마음속에 작은 동요를 일으키는 것 같아 당혹스러웠다. 감동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작은 교회만 하나 세워져 있다는 것도.


마운트존 천문대 아스트로 카페로 향하는 길

 테카포 호수 근처에 엄청난 전망을 가지고 있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지만 안타깝게도 운영시간이 갓 지나 입구가 막혀 있었다. 오후 6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하루가 저물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이 무렵 뉴질랜드는 9시가 되어야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여행하는 동안 하루가 길어진 느낌이었다.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달린 것만으로 만족하며 마운트쿡 빌리지도 향했다.


Lake Tekapo / DC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