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카포 호수에서 아오라키 마운트쿡 빌리지도 가면서 푸카키 호수 둘레를 지나갔다. 푸카키는 테카포의 확장판 같았다. 빙하가 녹아서 생긴 특별한 호수의 빛깔은 그대로이고 더 광활하게 자연의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한시간 반이면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도로가 막히기 시작했다. 산불때문이었는데 다행히 크지 않은 불이라 곧 진화되었다. 덕분에 달력에서나 보던 풍경을 한시간 더 감상했다.
멀리 마운트 쿡이 보이고 지도상으로는 도착지에 가까워 왔지만 마을이 보이지 않아 제대로 온 것이 맞는가 잠시 의심이 들었다.
마운트쿡 빌리지의 모습이다. 테카포 호수 마을보다도 작다. 단 하나 남아 예약했던 '디 허미티지 호텔'은 이 곳에서 가장 크고 위치도 좋은 호텔이었다. 로비에 들어가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이미 마음속은 만족감으로 가득찼다. 방은 생각보다 소박했지만 호텔 어디에서나 보이는 설산이 이 호텔의 위상을 높여주었다.
밤에는 수많은 별들이 총총 떠있는 모습을 보았다. 호텔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어둠속에 당도할 수 있고 별들은 점점 선명해졌다. 고요와 깨끗한 밤공기에 몸이 정화됨을 느꼈다. 잠시라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시간 속을 여행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멋지고 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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