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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호주

[시드니 근교 여행] 울릉공 - 등대, 남천사, 키야마 블로우홀

울릉공은 뉴사우스웨일즈(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에 있는 주)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이다. 가장 큰 도시는 역시 시드니이다. 호주의 대부분의 도시들이 그러하듯 아름다운 해변마을이다. 출발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드니에서 차로 두시간 안에 갈 수 있다. 



1. 울릉공 헤드 등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울릉공 등대. 멋진 바다전망과 함께 짧은 산책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가장 먼저 본것은 뜻밖의 대포였다. 어떤 전쟁의 흔적인지 대포가 3대 있었고 그 뒤쪽에서는 소박한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명소가 맞긴 맞나보다.


어젯밤까지 시드니에 비가 많이 내렸다. 오늘도 구름이 심상치 않은데 이 로맨틱한 행사가 꼭 무사히 끝나기를...


울릉공은 원주민 말로 '파도의 소리'라는 뜻이라 한다. 과연 그 이름대로 세찬 바람과 파도 소리를 들려주었다. 언덕배기에서 보니 서핑하는 사람들이 그 파도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가다가 파도에 밀려나오고 또 전진하고를 반복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아마 호주 사람들은 서핑을 안하기도 힘들 것 같다. 어디를 가나 서핑하는 젊은이들이 있고 서핑 명소라고 하니 말이다. 


등대를 한바퀴 돌며 풍경을 감상하고 뒤돌아보니 방파제에 등대가 하나 더 있었다. 작지만 디자인은 더 신경쓴 듯 귀여웠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등대가 두 개 있는 것은 처음보는 광경이다.



2. 남천사(Nan Tien Temple , 寺)

등대에서 차로 30분정도 떨어진 곳에 호주에서 가장 큰 불교 사찰이 있었다. 멀리서부터 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건축물이 보여서 규모가 크긴 크구나 생각했다. 본당을 봤을 때 타이페이 중정기념당에서 본 주황색 지붕이 생각나 대만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본사가 대만과 관련이 있었다. 티벳, 일본, 중국 등 여러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고 한다. 모든게 새 것 같은 느낌이라 종교의 깊이까지 느껴지진 않았지만 넓고 깔끔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3. 키야마 블로우홀

남천사에서 30분정도를 더 달려 키야마에 도착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키야마였다. 이 곳에도 역시 하얀 등대가 있었다. 그 등대 주변으로 블로우홀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블로우홀은 파도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바닷가 바위에 난 구멍이다. 당연히 파도가 거셀수록 높이 솟아 오르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와이에서는 실패했는데 드디어 시원하게 솟아오르는 물기둥을 보았다.    


블로우홀이라는게 참 묘했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ASMR처럼 아무 생각없이 계속 바라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난간에 서서 시시각각 박력있게 터지는 물보라를 하염없이 보고 있었다. 

키야마는 블로우홀만 보고 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마을이었다. 작지만 잘 정돈되어있고 사람들은 친절하고 물가도 저렴했다. 그동안 호주에서 가봤던 마을들과는 다르게 정감있는 곳이었다. 키야마에서 시드니로 돌아오는 길도 기억에 남는다. 마치 정글 한가운데를 뚫은 듯한 도로, 창밖으로 펼쳐진 숲을 보고 호주의 스케일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시드니로 돌아왔다.


Mar. 2019  Wollong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