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피지 에어웨이' 항공기를 타고 난디로 향했다. 비행시간은 4시간 시차는 2시간. 도착하여 입국 수속과 환전을 마치고 나오니 밤 9시였다. 이 무렵 피지는 6시면 해가 져서 밖은 이미 캄캄했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공항 안에서는 라이브로 불러주는 환영 노래에 잠시나마 휴양지 느낌이 들었는데 밖으로 나오니 어둠 때문인지 비 때문인지 오지에 낙오된 느낌이었다.
머큐어 호텔에서 픽업 차량이 오기로 했지만 없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친절해서 물어볼 때마다 성심껏 대답해 주었고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30분 정도 기다린 후 호텔로 출발할 수 있었다.
호텔까지는 차량으로 10분. 바깥 풍경은 으스스하다고 생각될만큼 캄캄했다. 아는 것 없이 찾아온 낯선 땅에서 처음 보는 풍경이 비와 어둠이라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낮에 보니 공항, 항구, 시내 근처를 제외하면 풀이 무성한 황무지가 많았다. 특히 공항으로 가는 길에서 멋지고 웅장한 산을 볼 수 있었다. 그 외에는 그리 멋진 풍경은 아니어서 휴양지를 생각하고 피지 여행을 온 것이라면 신속하게 데나라우 항구로 이동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밤 10시가 다 되었고 호텔 레스토랑은 문을 닫을 시간이었다. 할 수 없이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길 건너 로컬 식당으로 갔다. 중국집은 막 문을 닫아서 마지막 남은 바로 옆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디언, 아시안 퀴진'이라는 다소 알쏭달쏭한 간판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배가 고프지 않았다면 절대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샐러드, 태국식 볶음밥, 칠리 치킨을 시키고 빨리 음식이 나오기 만을 기다렸다. 낯설고 불안하니 얼른 호텔 방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배를 채우고 얼른 나가야지. 그런데 웬걸. 이것이 피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 되었다. 눈감고 먹으면 우리나라 음식이라 해도 믿을 만큼 입맛에 잘 맞고 가격은 호텔의 절반 정도였다. 결과는 성공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늦은 밤 돌아다니는 것은 옳지 않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본 호텔 앞 거리의 풍경. 머큐어 호텔은 잠만 자고 나온터라 좋은 기억은 없다. 시트가 눅눅하여 잠을 설쳤는데 아마도 비 때문인 것 같다.(2인기준 1박 200피지달러/약 107,000원)
예약한 크루즈 회사의 셔틀버스가 정시에 호텔 앞으로 왔다. 데나라우 항구로 향하며 진짜 피지 여행이 시작되었다.
Apri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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