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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피지

[피지 자유여행] 3. 플랜테이션 아일랜드 리조트/말로로라이라이 섬

마누다 군도의 '플랜테이션 아일랜드 리조트'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데나라우 항구에서 가깝고 비용이 다른 리조트들에 비해 합리적이었다.(1박 540피지달러/한화 약 29만원) 바로 옆에 자매 리조트인 '로마니 아일랜드 리조트'가 있다. 로마니가 성인들만 출입이 가능한 리조트인 반면 플랜테이션은 가족 단위의 리조트이다. 


배에서 내리자 직원들이 우리를 안내했다. 풍경도 멋지고 객실은 가족 용 답게 넓고 쾌적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미리 예약을 못했던 것들이다. 레스토랑도 크루즈 투어도 문의하면 'fully booked'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뭐든 바로 할 수 있을 거라고 낙관하면 안됐다.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약을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즐길 거리는 있었다. 뷔페와 스낵바가 있으니 굶는 것은 아니고, 무료 장비(스노쿨링, 카약 등)를 대여해 바다에 들어갈 수 있다.


곳곳의 토속적인 장식들이 눈길을 끈다. 


넓은 대지에 빽빽하게 서 있는 야자수 사이로 독채 또는 이어진 객실들이 흩어져 있다. 


리조트에 도착하면 바로 보이는 해변에는 알록달록한 놀이기구들이 떠 있고 바로 앞에서 장비를 대여하고 있었다. 비가 와서 인지 바닷물이 뿌옇고 맑지 않았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곳은 주로 어린이들이 노는 곳이고 로마니 아일랜드 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해변이 훨씬 깨끗하고 멋지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자 기분 좋은 포근함이 몸에 퍼졌다. 마치 누군가 물 온도를 조정하는 것처럼 딱 알맞은 온도였다. 투명한 바닷속에 이름 모를 물고기와 생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믿기 힘들 만큼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지상 낙원이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런 곳을 보고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 반복하다가 결국 폭우가 쏟아졌고 아침까지 비가 이어졌다. 결국 피지는 지금까지 중 가장 오래 호텔에 머물렀던 여행이 되었지만 그 와중에 파란 하늘도 보았으니 운이 좋았다고 믿고 싶다.


April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