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은 공항 근처의 호텔에 묵었다. 아침 비행기로 피지를 떠나야 했기 때문에 가까운 곳이 가장 좋을 것 같았다. 공항은 길 건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가까웠는데 5분도 걷게 놔 누지 않겠다는 듯 무료 셔틀을 제공했다. 체크아웃 시 요청하니 금방 픽업 차량이 왔다.
무엇보다 꽃이 많은 호텔로 기억한다. (1박 232FJD/한화 약125,000원)
호텔 정문에서 본 공항 입구
피지는 꽃의 생김새도 강렬하다. 아마 코스모스같은 연약한 식물은 이 땅에 발도 못붙일 것이다. 피지의 국기는 하늘색이던데 왠지 이 나라의 느낌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피지비터 맥주처럼 짙은 초록과 빨강이 떠오르는 나라다.
첫날 피지에 도착했을 때 '왜 여행을 하는 걸까?' 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생겼다. 바짝 긴장해 주위를 경계하고 끈적한 습기에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생각했다. 왜 안락한 집을 두고 낯선 곳에 돌아다니며 때론 험한 곳에서 잠을 청할까.
피지는 두 얼굴을 가진 나라였다. 천국 같은 바다를 품은 반면, 외교부 여행경보 1단계(여행유의) 지역이기도하다. 한 번의 경험이지만 난디의 데나라우 항구와 리조트에서는 치안 문제로 걱정한 적이 없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그 경로로 움직일 것이다. 그 외 지역에서는 스스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나라에서든 안전에 유의해서 나쁠 것은 없다.
Apri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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