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arzazatte
점심을 먹기 위해 에잇벤하두에서 20~30km정도 떨어진 와르자잣에 도착했다. 와르자잣의 열기는 붉은 도시라 불리우는 마라케시보다 뜨거웠고 에잇벤하두에 비하면 제법 큰 도시였다.
너무 더워 호흡이 곤란할 지경이었는데 아이들은 축구를 하고 있었다. 다른 스포츠를 즐길 여건이 안되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모로코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한다. 어느 도시든 공터에서 공을 차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와르자잣의 카스바. 카스바는 노래 제목으로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 뜻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요새'라는 뜻으로 북아프리카의 아랍국에서 볼수 있으며 대게 흙으로 만들어진 성채이다. 방어를 위해 높은 곳에 지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주거지도 될 수 있다. 여행지에서 카스바라고 불리우는 곳은 대체로 마을의 전망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을 말한다.
마을을 한바퀴 휘 돌아보았다. 흙으로 이런 건물을 지을 수 있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익숙한 강아지풀이 눈에 띈다. 황토빛 벽과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점심을 먹은 뒤 다시 차를 탔다. 2박 3일 일정동안 우리 일행을 인도한 기사아저씨는 내가 만난 모로코인들 중 몇 안되는 젠틀한 사람이었다. 꼭 필요할때만 말을 하는 과묵한 사람이다. 뭐라 설명할 길이 없지만 모로코에서 과묵한 현지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내가 본 모로코 사람들은 상당히 쾌활하고 말하기를 즐기며 다소 다혈질적이다. 지나치게 친절한 국민성 때문인지 길을 걷다보면 쉽게 말을 건네는데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을 몇 만나다보면 상당히 피곤해진다. 도와주는 것이야 물론 고맙고 순수하고 유쾌한 만남을 늘 기대하지만, 여행에서 만나는 이들이 모두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험천만한 광경이지만 너무 흔하게 봐 와서 감흥이 없어졌다.
Dades Valley
와르자잣에서 동쪽으로 더 달리다 보니 기사아저씨가 밖을 보라고 권한다. 기이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로코 남부의 대표적인 자연경관인 다데스 협곡이다. 마치 커다란 공룡의 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이 어떻게 불길래 이런 기이한 형태로 풍화되는 것일까? 오로지 사막만을 생각하고 투어에 참여했는데 여러모로 볼거리가 많은 여행이다.
monkey fingers valley
왜 원숭이 손가락으로 불리우나 했더니 정말 원숭이 손가락 같다. 초현실적이지 않은가?
다데스 밸리의 투어프로그램도 있다던데 이렇게 산만 보고 가야 하는 것이 아쉽다. 사실 이 당시에는 이 모든 것을 즐길만한 정신이 아니었다. 섭씨 40도를 넘기자 50도가 되든 60도가 되든 덥기는 매한가지였다. 집에 와서 사진을 보고는 '와~멋지다.'하고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사하라 투어를 가고 싶은 사람들은 7~8월은 피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혹 진정한 더위를 맛보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다데스 밸리에서 하룻밤을 묵고 토드라 협곡으로 향했다.
관련글 : [모로코/생활] - 사하라투어 중 생긴 황당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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