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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문화] 인샬라 문화와 기차타기


ان شاء الله

인샬라.

이곳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말이자, 아랍문화를 대변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신의 뜻이라면.'

문제는 이 인샬라라는 말이 외국인들에게는 약속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랍인들은 대게 미래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인샬라'라는 말을 붙이는데, 만약 "내일 만나자. 인샬라~" 라고 한다면 그 의미는 '신의 뜻이라면 내일 만날 수 있을거야.'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그렇기 때문에 안지켜 지는 경우가 많고, 나도 처음엔 이들과 약속을 하고 번번이 지켜지지 않아 힘들었다.



이는 공공기관이나 대중교통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차시간 15:29분
 
현재시각 16:20분 ..
 
50분이 연착되고 있는데도 안내 방송이 없을 뿐더러 아무도 동요하는 사람이 없다.
 
전광판은 다음 기차 시간으로 바뀌어진 지 오래다.
 
이 곳에 온 후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고 있지만
특히나 어두운 저녁 언제 올지도 모르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 만큼 집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걱정되는 적은 없다.
 
지루함이 느껴질 때 쯤 조급함이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의 사람들에게 어리석은 질문을 해본다.
 
"이전 차는 떠났나요?"
 
대수롭지 않은 표정과 예외 없는 대답.
 
"기다리면 올겁니다. 인샬라."
 
 
 
기다리면 온다라... 정확한 대답이다.
 
5분 후가 될지, 한 시간이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온다.
 
  
다시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잠깐 졸고 있던 사이 어김없이 플랫폼으로 기차가 들어왔다.





2008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