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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 로컬버스 타기


 

여행자들이 모로코에서 버스를 이용하게 된다면 대부분 CTM일 것이다. 유명한 관광지들은 모두 기차나 CTM으로 연결되어 있다. CTM은 에어컨이 있는 (에어컨이 있다는 것은 모로코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적인 시외버스이다.


만약 CTM이 아닌 로컬버스에 도전해 볼 사람이 있다면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로컬버스 정류장과 내부>


나또한 도시간 이동을 할 때에는 대부분 CTM을 이용했지만 가끔 CTM이 운행하지 않는 지역에 가거나 시간이 맞지 않을 때 로컬버스를 이용했다. 로컬버스는 그랑택시와 함께 모로코에서 가장 타기 힘든 교통수단이었다. 로컬버스가 힘든 이유는

첫째, 출발 시간이 정확하지 않다. 주로 만석이 되면 출발하기 때문에 하염없이 기다릴 때가 많다.
둘째, 좌석 간격이 매우 빼곡하고 직각에 가까운 의자. 차내 환경이 청결하지 않다.
셋째,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이 없다. (이건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이다.)

로컬버스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저렴한 요금과 도시들 사이의 다양한 노선. 로컬버스를 타는 것도 복불복이라 적절한 타이밍에 좀 괜찮은 버스를 타고 한두시간 정도를 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열시간 이상을 타게 된다면?


사하라 투어를 마치고 메르주가 사막에서 페스로 돌아올 때 리싸니 터미널에서 떠나려는 로컬버스를 간신히 잡아 탔는데 다시 생각해도 그때보다 여행이 힘들었던 적은 없다.

그 곳에 앉았던 모든 사람의 땀과 체취가 남아있을 듯한 의자.. 거기에도 앉아보니 금방 적응이 되었다. 그 때 내 몸도 만만치 않게 더러웠고 자리가 없어 여기저리 걸터 앉은 사람에 비하면 이게 어디냐 싶을 뿐이었다. 40도가 넘는 더위속에서 에어컨은 커녕 창문도 열수 없는 상태. 겉옷까지 흠뻑 젖도록 흘러내리는 땀과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