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4)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화] 비기너스(2011) -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수록 '추억을 쌓았다'는 사실보다 '상실을 여러번 경험했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 헤어짐이 주는 허무함에서 자유롭지 못해 감정보다 현실을 먼저 내세우고 시작을 주저한다. 주인공 올리버가 왜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는지, 애나를 좋아하면서도 왜 그녀가 가게 내버려두었는지 영화는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지만 누구나 경험했던 것이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구속받기 싫고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실패가 두렵고 자신없는..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올리버가 강아지 아더에게 집을 소개하며 영화가 시작한다. '이제 나랑 지내. 이건 내 차야. 여기는 거실, 여기는 주방...' 우스꽝스러워보이는 이 장면의 대상이 강아지에서 사랑하는 여자로 바뀌었을 때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 [영화] 아무르(2012) - 시간 앞에 강한 사람은 없다.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안느와 조르주에게 어느날 예고없이 찾아 온 불행. 안느의 마비와 치매증상에 맞서면서도 그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오래 살아야 얻을 수 있는 삶과 죽음에 맞서는 담담함일까? 안느의 병색이 짙어질수록 그들은 문을 닫고 그들만의 공간에 스스로 갖히길 자처한다. 늙음, 병듦은 누구나 겪어야 할 당연한 것인데 그것이 감춰야 할 수치스러운 일이 된다는 것은 참 슬픈일이다. "늙어서 이미지 망치면 어쩌려고 그래?" 안느처럼 자존심이 강한 여성은 마비가 오기 전에도 이미 자신이 늙어가는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병색이 짙어진 안느를 딸에게조차 숨기고 싶어했던 조르주의 마음은 단순히 잔소리를 듣기 싫은 귀찮음이 아니라 품위있었던 아내의 .. [영화] 레미제라블(2012) - 나의 주인공 '에포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평소에 뮤지컬을 즐겨봐야 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안타깝게도 나는 큰 감동을 받지 못했다. 뮤지컬에 익숙치 못한 사람이라면 음악으로만 채우는 2시간 40분을 한결같이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단순히 재미로만 본다면이야 나에겐 다소 지루했지만, 장담컨데 고전을 좋아하고 거기다 뮤지컬까지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환영 할 대작이다. 호연이 기억에 남는 인물은 '판틴' 역의 앤 해서웨이. 작정한듯한 그녀의 연기는 바닥까지 타락한 여성의 비루하고 애처로운 모습을 잘 표현했다.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팔면서부터 거리의 여인으로 추락해버린 그녀의 모습에서는 어떤 여성다움도 찾아볼 수 없고 텅 비고 말라버린 인간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단연.. [영화] 나우 이즈 굿(2012) - 무슨 말이 더 필요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에 대한 영화는 대게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 누군가에겐 절실했을 오늘 난 무얼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 제목처럼 이 영화는 예측 가능한 말을 하고 있지만 영화가 끝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now is good'을 되뇌지 않았을까 싶다. 무엇을 하든 지금이 좋을 때라고.. 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소녀가 하고 싶었던 일은 고작 범죄, 마약, 섹스같은 일탈 뿐이었다. 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짧은 몇달 동안 그녀는 사랑을 통해 점점 성숙해져 가고 본인의 짧은 삶에 대한 안타까움을 넘어서 남겨진 이의 아픔까지도 이해하게 된다. 역시 사람은 죽기전에야 철이 드는가 보다. 포스터에 적힌 문구처럼 힐링까지는 아닐지언정 적어도 지금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 [영화] 언터쳐블 : 1%의 우정 언터처블 : 1%의 우정 (2012)Untouchable 9.2감독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톨레다노출연프랑수아 클뤼제, 오마 사이, 앤 르 니, 오드리 플뢰로, 클로틸드 몰레정보코미디, 드라마 | 프랑스 | 112 분 | 2012-03-22 글쓴이 평점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전혀 다른 종류의 결핍을 앓고 있는 두 남자의 우정 이야기. 다소 무거워보이는 주제의 영화가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필립은 상위 1%의 백만장자이지만 목 아래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이다. 드리스는 좋은것이라고는 튼튼한 신체밖에 없는 지지리도 가난한 전과자이다. 이 둘은 필립을 24시간 돌볼 사람을 고용하는 자리에서 처음 만난다. 드리스는 필립에게 고용되어 일을 하게 되지만 자꾸만.. [영화] 러브 앤 드럭스 - 사랑에 쿨함은 필요없다. 그녀가 쿨한 이유는? 두렵기 때문에.. 이야기의 시작은 불치병에 걸린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 답지 않게 유쾌합니다. 유쾌한 남녀가 장난스럽게 서로에게 빠져들어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파킨슨병에 걸린 그녀에게 아픔이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매기는 제이미가 싫지 않으면서도 그의 고백을 거절하고 그저 잠자리나 같이하는 쿨한 사이로 지내자고 제안합니다. 당장 내일 헤어져도 괜찮을,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사이로요. 병이 깊어질수록, 손떨림이 심해지고 제 몸하나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길어질수록 매기는 불안해집니다. 자신이 제이미에게 짐이 될까봐, 치료법도 없는 매기의 병을 고치기위해 동분서주하는 그가 결국에는 그녀를 두고 떠날까봐. 이런 쓸데없는 고민은 연애를 하면 누구나 다 하게되는 절차인가봅니다..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