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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고양이를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종이라고 믿는 암코양이 ‘바스테트 ’. 그는 끊임없이 다른 종과의 소통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던 어느날 머리에 USB 단자를 달고 있는 의문의 숫고양이 ‘피타고라스 ’를 만나 세상에 대해 알아간다 .
인간 세상은 테러, 전쟁 , 페스트로 인해 혼란에 빠지고 그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인간과 협력하는데...
주인공 암코양이의 이름 '바스테트'는 몸은 사람, 머리는 고양이인 고대 이집트 여신의 이름이다. 이름에 걸맞게 이 도도한 고양이는 인간을 그저 자신을 위해 종사하는, 덜 진화한 종이라고 생각한다. 이 고양이가 알아가는 인간들의 역사란 한심하기 그지없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유가 버거워 신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내 복종을 선택하는가 하면, 자신보다 똑똑한 인간들을 죽이는 전쟁을 지속한다.
아마도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소통의 중요성’인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기억에 남는 단어는 '노동'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는 인간이 멸망한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해 고민한다. 그들은 당연히 고양이가 다음 세상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바스테트는 인간이 해왔던 ‘노동’이라는 것을 이어서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고양이들이 격 떨어지게 집사들처럼 노동을 하는 게 용납이 안돼!”라며...
인간에게 노동이란 숙명이다. 어떤 노동을 하는가에 의해 사회적인 계급이 나뉘고, 더 질 좋은 노동을 하기 위해 긴 시간 교육을 받고 노력을 쏟고, 종래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노동으로 인해 고통받으며 산다. 하지만 아마도 그 노동이라는 것 때문에 인간은 다른 종들이 넘볼 수 없는 진화를 거듭해왔고 세상을 지배하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바스테트, 너는 내세에서 육체를 선택할 수 있다면 뭐가 되고 싶어?"
"당연히 암코양이지! 진화의 정점에서 퇴행을 선택할 순 없으니까. 나의 정신을 부릴 줄 모르고 주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못하면서 이미지와 소리에 압도돼 살아가는 삶은 어떨까? 아마...... 불구가 된 느낌일 거야."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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