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시드니!(무라카미 하루키)/시드니올림픽 관전+여행기

시드니!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권남희역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15.12.01 상세보기

 

 일본 스포츠 잡지사의 요청으로 올림픽 특별 취재원이 되어 시드니에 가게 된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올림픽을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왠지 오스트레일리아에 가는 것은 끌렸던 모양이다. 생각했던 대로 시시한 개막식과 폐막식을 보고 이따금 수준 높은 지루함을 느꼈지만 다행히 호주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다.

내용은 크게 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목적에 충실한 올림픽 관전 리포트, 둘째는 시드니 여행 후기(브리즈번도 짧게나마 등장한다)   

나는 물론 여행기 쪽에 관심이 있었다. 예전에 유럽여행을 하고 하루키의 <먼북소리>를 재밌게 읽었던 생각이 나서 이 사람이 보고 느낀 시드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대략 20년이나 지난, 필시 일본 위주의 이야기가 전개될 올림픽에 관한 책을 산 것이다.

 

1) 올림픽 이야기

올림픽 이야기의 주인공은 패배한 마라톤 선수들이다. 책의 처음과 끝을 남˙녀 마라톤 선수 이야기로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올림픽이 끝나면 늘 승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진데 반해 특이하고도 호감이 가는 스토리이다. 특히 남자 선수(이누부시 다카유키)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기권을 한 선수이다. 스포츠란 참 잔인하다. 단번의 포기로 그의 지난 시간은 실패가 되었다.

나는 마라톤 선수들을 보면 늘 묻고 싶었다. 왜 그 많은 스포츠 중에 고통만 따를 것 같은 마라톤을 선택하게 되었느냐고, 그렇게 오래 달리다 보면 내가 모르는 즐거움이 있냐고. 그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아이모리 유코라는 선수는 달리기를 즐겁다고 느낀 적이 없댄다. 달리기는 두가지라고. 점점 괴롭거나, 몹시 괴롭거나.  

그럼 그렇지. 그런 끔찍한 일에 재능이 있는 것은 기쁜 일일까, 슬픈 일일까.

 

2) 오스트레일리아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가 느낀 호주를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기묘함'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와는 정말 다른 풍토다. 나도 아직까지 시드니라는 호주에서 가장 풍요로운 도시에만 살고 있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나라가 얼마나 뻥 뚫린 미지의 대륙인지는 어렴풋이 안다. 

그가 묘사한 오스트레일리아를 보면 그다지 멋지거나 아름다워보이진 않다. 그래도 기묘하다는 것은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차 때문인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지만 시드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할까? 의외로 정보전달 측면에서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