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호주의 아웃백>
호주가 얼마나 기이한 나라인지 알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기대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한국에서 출간된 것보다 훨씬 오래전에 쓰여진 이 책의 원 제목은 《In a Sunburnt Country(햇볕에 타버린 나라에서)》이다. 호주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에서 따온 제목이라 한다.
나는 햇볕에 타버린 나라를 사랑한다네.
드넓은 평원,
험준한 산맥,
가뭄과 억수 같은 비의 땅을.
영문 제목을 보고 갸우뚱 한다면 호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나 같은)사람일 것이다. 이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호주는 상상 이상으로 넓은 섬이고, 그 드넓은 땅의 대부분이 사막과 같은 황무지이며, 오랫동안 외부 세계와 고립되어 있던 탓에 동물이든 식물이든 이 나라에만 존재하는 것들이 많다.
저자 빌 브라이슨은 여행의 마지막 장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대부분 공허하고 무척 멀리 떨어져 있다. … 주시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우리는 주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손해 보는 쪽은 우리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흥미로운 곳이다. 참으로 흥미롭다. 내가 할 말은 이것 뿐이다.
여행을 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알아보고 가려고 노력한다.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것과 조금이라도 알고 눈여겨 보는 것의 차이는 크기 때문에. 이 책을 보고 난 후, 전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여행을 할 것 같다.
써큘러키 선착장에서 오페라하우스를 뒤에 두고 기념 사진만 찎을 것이 아니라, 230년 전 영국에서 좀도둑질을 하다 붙잡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이 척박하고 먼 땅으로 쫒겨나 식민지 건설에 동원된 죄수들의 기구한 인생을 생각해 볼 것이다.
가끔 어디선가 애버리진을 만나면 늘어난 문명의 풍요에 비례했을 그들의 기막힌 고통과 슬픔이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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