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di Beach May 2019
시드니 도심에서 가까운(8km) 곳에 하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아름다운 비치가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날 본다이 비치로 향했다.
주차장(1시간30분 $11.7)에 차를 대고 나오니 잔디 언덕과 모래사장이 한 눈에 보였다. 여름이 끝나 비교적 사람이 적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이 해변을 찾고 있었고 바다 위에 검은 서핑복들이 점점이 보였다.
내가 읽었던 두 개의 여행기(무라카미 하루키의 '시드니!'와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에서 모두 본다이 비치의 '블랙썬데이' 사건을 언급하고 있었다. 숫자는 조금씩 달랐지만 확실한 것은 1938년 어느 일요일, 느닷없이 들어 닥친 강력한 파도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휩쓸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구조대원들의 활약으로 사망자는 6명(혹은 7명)에 그쳤다고 한다. 바다를 직접 보니 당시 구조대원들이 파도가 몰아치는 드넓은 바다에서 어떤 심정으로 사투를 벌였을지 상상이 된다.
Bondi Icebergs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 해변 끝에 유명한 본다이 아이스버그 수영장이 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멋졌다. 전망만 좋은 게 아니라 정말 바다에서 수영하는 기분이 날 것 같았다. 파도가 넘실대다 수영장 내부로 해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입장료 : 성인 $7)
본다이 아이스버그를 지나면 산책로가 보인다. (론리플래닛에 쓰여 있길) 쿠지까지 이어지는 6km의 산책로는 시드니 최고의 도보 여행 코스라고 한다. 걷다가 해변에 들어가 몸을 식힐 수도 있고 돌고래나 고래를 볼 수 있는 포인트도 있다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들러볼 예정이다.
Bondi Pavilion
해변의 중간 지점에 본다이 사진에서 빠지지 않는 건물 본다이 파빌리온이 있다.
이 비치는 파도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가끔 나타나는 상어가 서퍼를 잡아먹기도 한단다. 그 걱정을 이길만큼 서핑이 재미있는건지 아니면 사람들의 성격이 낙천적인건지 나로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블랙선데이 사건을 들으니 더 믿음직해 보이는)구조대원들이 파도에 맞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면 바다는 더 아름답다.
하지만 역시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는다.
본다이 비치는 그동안 가봤던 시드니의 해변 중에 가장 유명한 곳 같았다. 주차장엔 관광차가 서 있고 단체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그들은 오직 셀피만을 위해 이곳에 온 사람처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것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순 없다. 오랜 비행시간을 견디고 이 고립된 땅에 왔을테니 얼마나 그 증거를 남기고 싶겠는가. 나 또한 그렇다.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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