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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김영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국내도서
저자 : 김영하(Young Ha Kim)
출판 : 문학동네 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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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조력자'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과 그의 의뢰인들에 대한 이야기 

 

자살이라는 소재에 대해선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응원은 아니더라도 일부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소설 속에는 공감되는 인물이 없다. 모두 어딘가 도덕적 결함을 가지고 있고 행동의 결과에 대해 고민하고 사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여성들은 하나같이 성적인 대상으로 그려지고 소위 예술한다는 사람들은 퍽 이기적이다.

 

자꾸만 주인공들을 비꼬고 싶어 지니 내가 이토록 꼰대였나 싶다.

1. 화자 : 생의 절반은 여행다니고 대체로 도서관, 미술관에 살며 말발로 자살을 부추기며 살아가는 한량. 물리적으로 죽음을 돕는 것도 아닌데 이런 부추김에 선뜻 돈을 낼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2. 유디트 : 불행했던 과거를 방패로 막 사는 여자

3. C : 처음 본 동생의 여자와 관계를 맺으면서도 연민도 죄책감도 없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작품밖에 모르는 인간. 

......

 

주인공들이 건강하지 않다. 이런 죽음은 삶을 아름답게 압축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키는 대로 살다가 수습이 안되니 자살이라는 한 방으로 회피해버리는 것이다.

다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처럼 인간은 작은 사유로도 아니, 이유 없이도 생을 마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개인의 생사에 대한 선택을 남이 함부로 왈가왈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 속 죽음이 앞 뒤에 나오는 명화(마라의 죽음, 사르다나팔의 죽음)처럼 아름답지 않을 뿐.

 

2019. 11.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