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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앵무새 죽이기(하퍼 리)/별 다섯개 중 별 다섯개

앵무새 죽이기
국내도서
저자 : 하퍼 리(Nelle Harper Lee) / 김욱동역
출판 : 열린책들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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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 미국 남부의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약 3년간의 일을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소녀 스카웃의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소녀의 아버지 에티커스 핀치 변호사가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누명을 쓴 흑인 청년 로빈슨을 변호하며 이야기는 절정으로 간다.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라는 제목을 이해하려면 에티커스 핀치 변호사가 아들에게 총을 선물하면서 한 말을 봐야 할 것이다.

"난 네가 뒤뜰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될 거야. 맞출 수만 있다면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본문 中-

 

앵무새는 사람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에 쏘지 말라는 것이다.

 

 

 스포일러

 앵무새는 흑인 청년 로빈슨과 연결된다. 그는 백인 하층민 여성을 도와주려다 강간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배심원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그가 누명을 썼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판결했다. 이를 본 어른은 당연하다 여기고 어린이는 구토를 한다.

앵무새는 흑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한 축을 맡은 인물은 부 래들리라는 이웃이다. 그는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아이들은 그를 만나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두려워하지만 그는 오히려 스카웃과 오빠의 목숨을 살렸다.

마지막 장면에서 스카웃은 부 아저씨의 집 문 앞에서 자신이 뛰어놀던 길을 내다보며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지난 3년간의 일을 회상하며 스스로 조금 자랐음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Mockingbird가 앵무새로 번역된 것이 조금 아쉽다. 모킹버드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어디선가 봤을 법 하지만 그다지 눈길을 끌지 않을 평범한 새 사진이 나온다. 무관심 속에 차별받고 있는 익명의 군중을 대표하기에 앵무새는 너무 화려하지 않나 싶다. 

차별은 언제나 있어왔다. 소설의 배경인 1930년대에 흑인이 차별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듯 지금도 누군가는 다르다는 이유로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본다는 것. 그 단순한 일을 하지 못해서 균열이 일어난다. 그리고 다수에 숨어 내 이익을 위해 타인의 고통에 눈감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떤 앵무새를 죽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란다.” -본문 中-

 

 

2020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