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heno
태즈매니아의 동부 해안에 위치한 휴양지
비체노와 다른 휴양지의 차별점은 야생 페어리 펭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페어리 펭귄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펭귄(평균 30~35cm)으로 호주와 뉴질랜드에 서식한다.
비체노의 도로에는 캥거루 대신 펭귄 표지판이 서 있었다. 과연 주의 표시가 있을 만큼 펭귄이 많은 걸까?
저녁시간이 다 되어 숙소에 도착했다. 다정한 호텔 주인은 우리에게 지도를 주며 주요 관광지를 알려주었다. 비체노는 인구 1000명 정도 되는 작은 마을이라 지도가 복잡하지 않았다. 펭귄 투어에 꼭 참여하지 않아도 펭귄을 볼 수 있다는 팁도 알려주었다.
그런데 막상 펭귄을 보러 해변으로 나서보니 어디로 가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한 군데에만 펭귄이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펭귄이 다니는 길이 있는 듯한데 해변은 너무 넓고 밤은 다가오고 있었다.
확실하게 펭귄의 이동을 보고 싶다면 투어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펭귄에게 가장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투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펭귄이 해변에 언제 도착하는지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bichenopenguintours.com.au/
우리는 이리저리 헤매다 다이아몬드 섬이 보이는 해변에서 펭귄을 볼 수 있다는 안내판을 발견했다. 안내판에는 가이드 투어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며, 카메라 플래시 등 빛을 비추지 말 것, 3미터 이상 떨어질 것, 애완동물을 데려오지 말 것, 어둡고 따뜻한 옷을 입을 것 등등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페어리 펭귄은 매우 연약한 동물임이 분명했다.
완전히 해가 지자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역 전문가로 보이는 사람이 사람들을 한 군데로 모으며 펭귄이 지나가는 길을 막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그는 거의 한 명씩 속삭이듯 말해서 모든 사람이 자연스레 입을 다물고 정지상태로 서 있었다. 그의 노력을 본다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 한 두 마리를 보기도 했는데, 이 때도 놀랐지만 줄지어 걷는 펭귄 무리에 비할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과 숨죽여 기다리고 있자니 바닷 쪽에서 펭귄 20마리 정도가 뒤뚱거리며 뭍으로 올라왔다. 낮에 바다로 나갔다가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들은 전문가가 말한 길을 따라서 울음소리를 내며 걸었고, 그 울음소리를 듣고 주위에 흩어져 있던 펭귄들도 합류했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육안으로 충분히 잘 볼 수 있었다. 동물원이 아닌 야생 펭귄이 바로 눈앞에서 지나간다. 어린이도 아닌데 동물 몇 마리 본다고 감흥이 있을까 싶었지만, 실제로 보니 경이롭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숙소로 돌아올 때는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왈라비들을 보았다. 이 곳은 진정 야생동물의 보고이다.
Dec.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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