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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책] 폭풍의 언덕(에밀리 브론테)/복수 치정 사이코 로맨스

폭풍의 언덕
국내도서
저자 : 에밀리 브론테(Emily Jane Bronte) / 김종길역
출판 : 민음사 200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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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후반 영국 시골의 두 가문(언쇼 家, 린튼 家) 사이에서 2대에 걸쳐 일어나는 치정 멜로. 광기어린 사랑의 중심엔 언쇼 가에 굴러들어온 사내 아이 히스클리프와 그 집의 딸 캐서린이 있었다.

 

 이 소설은 호불호가 극명할 것 같다.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와 결이 다르다. 처음 출간했을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다고 하던데 그럴 만도 하다. 제정신으로 보이는 인물이 거의 없고 등장인물 대부분이 죽는다. 특히 두 남녀 주인공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못됐고 예민하고 이기적이다. 

죽음이 눈 앞인 상황에서 사랑하는 이의 머리채를 잡아 뜯으며 싸우고, 서로 '내가 더 힘들다' 경쟁하며, '너의 괴로움은 내 알 바 아니야!'라고 소리치고 저주한다. 인정이나 희생 따위는 그들 인생에 없다.

 

주된 키워드는 복수이다. 히스클리프는 어린시절 자신을 멸시했던 힌들리 언쇼와 캐서린의 남편 에드거 린튼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3년 만에 나타난다. 상처만 기억하고 얻은 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는 전형적인 염치없는 인간상이다. 

거리의 벌거숭이 고아를 데려와 정을 주던 언쇼씨를 잊었는가? 캐서린에게 돈과 사랑과 안락함을 주고 마지막까지 지극히 간호한 에드거에게 무슨 명분으로 복수를 하겠다는 것일까? 정작 자신은 도망이나 가고 캐서린의 시누이와 보란듯이 결혼한 주제에.

 

"저는 아씨 못지않게 그를 위해서도 울었답니다. 우리는 더러 자기 자신이나 남을 동정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수가 있지요." -본문 中-

 

 캐서린의 죽음을 안 히스클리프가 슬픔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모습을 본 하인이 한 말이다. 불쌍하다. 만약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결혼했더라도 그들은 끝까지 서로에게 고통을 주며 살았을 것다이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