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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 책은 말 그대로 잡문집이다. 책 이름을 그냥 '잡문집'이라고 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 타이틀에 대한 일종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책 제목에 당당하게'이건 그냥 잡문이다.'라고 내 놓을 수 있단 말인가.
책 표지도 뭐랄까.. 크게 신경을 안쓴 것 같으면서도 책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빨간 배경에 작은 동그라미 안에 생쥐와 토끼가 잡담을 나누는 그림.
나는 대체적으로 잡문(?)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책에는 저자의 말대로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다. 만약 내가 저자와 음악이나 소설에 대한 취향이 같았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지식없이도 웃으며 읽을 수 있는 글을 하나 소개하려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인의 결혼식에 보낸 축사이다. 하루키스러움이 묻어나는 글이라 생각된다.
"가오리 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 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생각을 떠올리려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늘 뭔가 딴생각을 떠올리려 노력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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