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225)
서른, 어른. 힘들단 말을 못하는 것.
[모로코여행] Chefchaouen 셰프샤우엔 필름사진 이 곳에 대한 포스팅은 예전에도 올렸지만 몇 년 만에 현상한 필름에 예쁜 풍경이 많기에 추가로 올립니다. 다시 봐도 뭐 이런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동네가 다 있나 싶네요. 개인적으로 모로코에서 가장 좋았던 곳입니다. 이전글 : [모로코/여행지] - [모로코여행] 파란나라를 보았니 Chefchaouen 셰프샤우엔
지하철에서 2 이른 아침에 고속터미널에 지하철을 타면 앉을만한 자리가 한두 개씩 있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몇발짝 가다보면 꼭 내 뒤에 서있던 사람이 순식간에 나를 슥 앞지르고 가서 내가 앉으려던 자리에 앉는다. 늘상 그렇듯 어? 하다가 문 앞에 가 섰는데 오늘따라 울컥한다. 나는 도무지 인생을 치열하게 살 의지가 없는 사람이다.
[순천] 순천만 - 자연이 주는 힐링 순천만 2013.01.01 세계유일의 온전한 연안습지. 최근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신비로운 해안생태경관을 보여주는 순천만이 경승지로 떠올랐다. 국내 최대규모의 갈대군락과 용산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S자형 수로는 광활한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더니 힐링 한 번 제대로 했다. 순천만은 계절에 따라 화사한 붉은색, 싱그러운 녹색, 황금빛 갈대색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는 여름의 순천만을 보고싶어 사진에 녹색으로 색을 입혀보았다. 입구에 들어설때까지만 해도 불과 두시간 뒤 다리가 풀려 공원을 나오게 될 줄은 상상을 못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곧 2.3㎦에 달하는 갈대밭을 볼 수 있다. 갈대밭을 둘러보는데만도 한시간 정도가 걸리고 용산전망대까지 올라..
[여수] 오동도 - 바다가 닿을 듯한 산책로 오동도 2013.01.01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라고도 불리는 여수 오동도. 1월 1일! 겨울의 한가운데였기에 붉게 물든 동백꽃을 볼수 있으리란 기대했지만 이상하게도 동백꽃은 가로등에 그려진 것을 보는게 전부였다. 아직도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여수는 애초에 계획에도 없이 어쩌다가 흘러 들어간 곳이다. (처음에 가려했던 해남 땅끝마을에 폭설주의보가 발령되었기 때문에..) 얼떨결에 오동도 앞에서 새해 첫 해돋이를 보고, 바로 앞에 보이는 (당시에는 아주 작다고 생각했던) 섬으로 방파제를 따라 걸어 들어갔다. 그동안 십분이면 충분한 허무한 여행지에 속는 것이 익숙해진 탓인가.. 순천만도 그렇고 오동도도 그렇고 내 팔다리를 편안하게 해 줄 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빠듯한 일정때문에 발을 쉴틈없이 놀..
[광주] 각화동 시화벽화마을 - 어렴풋이 옛생각이 광주 시화벽화마을 2012.12.31 벽에 그림을 그리는 테마는 이제 다소 식상하다. 도시마다 그 동네 사람들은 안가는 여행지가 존재하는데 광주에서는 이 곳이 바로 그 곳일 것 같다. 하.지.만 어디나 누구나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곳에서도 향수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으니... 새마을 운동을 연상케 하는 석면슬레이트 지붕과 깜찍함을 추구하는 누군가가 잔뜩 그려놓은 (벽화라기보다는) 만화의 부조화는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초등학교 시절 주말 아침마다 빗자루 하나씩 들고 모여 환경미화 활동을 하던 애향단의 추억. 어린이의 노동력까지 알뜰하게 활용하던 '그 때 그 시절'의 정책이 나라 살림에 얼마나 보탬에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상상도 못할 재미있는 일이 된 과거를 생..
[전주] 전주한옥마을 - 겨울에 어울리는 멋스러운 감성 전주 한옥마을 서울에서 한옥을 보러 전주까지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서울에도 유명한 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평지에 빼곡히 들어선 한옥들은 북촌보다 훨씬 안락하고 평온한 느낌이랄까.. 거기에 다양한 컨셉의 아기자기한 가게들은 촌스러워야 할 것만 같은 한옥마을에 말쑥함을 더한다. 기대 이상으로 겨울의 멋스러운 감성을 한 껏 느낄 수 있었던 사진들 2012.12.30 기회가 되면 다른 계절에 한 번 더 찾아가 보고 싶다.
[영화] 아무르(2012) - 시간 앞에 강한 사람은 없다.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안느와 조르주에게 어느날 예고없이 찾아 온 불행. 안느의 마비와 치매증상에 맞서면서도 그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오래 살아야 얻을 수 있는 삶과 죽음에 맞서는 담담함일까? 안느의 병색이 짙어질수록 그들은 문을 닫고 그들만의 공간에 스스로 갖히길 자처한다. 늙음, 병듦은 누구나 겪어야 할 당연한 것인데 그것이 감춰야 할 수치스러운 일이 된다는 것은 참 슬픈일이다. "늙어서 이미지 망치면 어쩌려고 그래?" 안느처럼 자존심이 강한 여성은 마비가 오기 전에도 이미 자신이 늙어가는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병색이 짙어진 안느를 딸에게조차 숨기고 싶어했던 조르주의 마음은 단순히 잔소리를 듣기 싫은 귀찮음이 아니라 품위있었던 아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