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50)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진이,지니(정유정)/'악' 없이도 빠져드는 그녀의 소설 보노보(진이)의 몸에 들어간 사육사(지니)의 영혼이 진짜 자신을 되찾기 위해 펼치는 사흘간의 고군분투 보노보를 알 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구글에 검색해 봤다. '현존하는 동물 중 인간에 가장 가까운 동물' 강아지 종은 열 가지 정도 댈 수 있으면서 인간과 99% 유전자가 비슷한 유인원에 대해서는 무지하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외계의 다른 생명체가 본다면 인간과 보노보의 차이는 진이, 지니만큼이나 구별이 어려울지 모른다. 이 비슷한 속성 때문에 은연중 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게 아닐까. 또다른 주인공 민주. 그는 부모님도 내놓은 청년백수로 현실에서는 답 없는 인물이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참 매력적이다. 유일하게 보노보 몸에 갖힌 진이를 알아보고 그녀를 돕는다. 마지막에 주인공 진이가 해야 할 선택은.. [책] 보통의 언어들(김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일상 단어들에서 뽑아낸 마음치유 이야기 한글은 참 아름답고 신기한 언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그마저도 언제였던가. 내 감정에 대해, 내가 사용하는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때가. 예전에도 언급했던 듯, 작가는 예민하지 않고서는 가질 수 없는 직업인 것 같다. 그 감성이 멋지고 부럽다. 끝 [책]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신미경)/럭셔리 미니멀리스트가 될래 40세를 앞둔 미니멀리스트 수필가의 개인 취향에 대한 에세이 책을 읽고,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라 '그냥 쇼핑에 젬병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니멀리스트는 소비에 관심없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소유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다. 쓸데없는 물건들을 사서 쌓아두는 대신, 중하고 좋은 물건들로 주변을 채워 삶을 질을 올리는 사람이다. 빈 욕망의 자리는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자신만의 경험이나 지식으로 채우는 사람. 얼마나 효율적인 삶의 태도인가! 나는 어떠한가? 안목도 취향도 없이 몇가지 안되는 내 소유의 물건마저 싸구려로 채우고 그게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이다. 남들에게 궁색해 보이는게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좋지 않은 습관이었던 것 같다. 하나뿐인 물건, 매일 사용하는.. [책]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 10년 후에는 분명히 '적어도 10년이라도 좋으니까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미래를 다시 시작하자. 10년 후, 50년 후에서 돌아온 것이다. 지금으로. -작자 미상- 본문 中에서 솔직히 말해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나의 생각은 이렇다. '습관을 바꾸기는 역시 참 어렵구나.' 하지만 이 책의 좋았던 점은 그 습관이란 놈을 어떻게 하면 내 맘대로 할 수 있을지 과학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방법을 무려 50단계나 제시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완벽주의자처럼 보이는 지은이와 내가 어느정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이다. 최근에 나는 금주에 성공했다. 아니, 그 50단계의 마지막은 '습관에 완성은 없다'이니 성공이라는 말도 잘못됐다. 금주를 일 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 이.. [책] 프리즘(손원평) / 뭔가 다른 연애소설 프리즘 국내도서 저자 : 손원평 출판 : 은행나무 2020.09.15 상세보기 20~30대 네 남녀가 평범한 도시에서 사계절 동안 겪은 만남과 이별을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린 연애소설 계절감이 많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뜨거운 여름에서 시작해 다시 여름으로 끝난다. 날씨와 함께 변하는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을 쫒다 보면 잔잔히 마음이 울린다. 주인공들은 연애에 있어 각자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 연애를 시작하기 망설이는 사람, 제대로 이별하지 못하는 사람,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야만 하는 사람 등등... 달달하고 설레는 연애소설은 아니다. 사랑 끝에 오는 감정에 집중한다. 회상하고, 후회하고, 인정하고, 극복한다. 여자 주인공이 전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고 놀라는 장면이 있다. 자신과 있을 때는 세상 재미..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하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국내도서 저자 : 하완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18.04.23 상세보기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 온 40대 남자의 인생 득도 에세이 는 말에는 열심히 살아도 삶이 그리 나아지지 않을거라는 자조가 숨어있다. 슬프다. 이 글에 공감하며 어쩔 수 없이 기를 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겠지.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고집한다는 것은 나머지 길들을 포기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본문 中- 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보았다. 우리는 인내가 중요하다고 배우지만, 참고 버티는 사람보다 재빨리 도망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포기하고 다른 것을 찾는 것이야 말로 정말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그럴 용기가 없어서 꾸준히 살고 있는 건지도. 돌이켜보.. [책] 빛의 제국(김영하)/인간의 양면성 빛의 제국 국내도서 저자 : 김영하(Young Ha Kim) 출판 : 문학동네 2010.02.16 상세보기 서울에서 20년을 산 잊힌 남파간첩이 어느 날 즉시 북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고 일어난 하루 사이의 일 남과 북을 사이에 둔 갈등과 숨막히는 추격전을 기대했으나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인간의 숨기고 싶은 양면성에 대한 이야기다. 표지의 낮인지 밤인지 모를 그림처럼.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등장인물들이 가진 모순을 찾는 재미가 있다. 똑똑한 커리어우먼인척 굴지만 20살 어린 남학생에 휘둘리며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아내, 야동이나 보면서 조는 게 일인 무능력한 회사 동료는 알고 보니 국정원 직원 등등 간첩처럼 기구한 운명을 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들도 감추고 사는 다른 면이 있.. [책] 바깥은 여름(김애란)/아니 겨울 바깥은 여름 국내도서 저자 : 김애란 출판 : 문학동네 2017.06.23 상세보기 상실을 주제로 한 7편의 단편소설 하늘빛의 산뜻한 표지와 경쾌한 제목에 속은 기분이다. 우울 끝엔 표지 속 그림처럼 밖으로 박차고 나가고 싶은 욕구를 생기게 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아니었다. 애쓰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끝까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집 '오직 두 사람'이 떠올랐다. 그 역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연의 일치인지 두 책 모두 '사라져 가는 언어를 마지막으로 구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작가는 슬픔이란 감정에 민감한 사람들인 것 같다. 이별, 그리움을 다룬 소설집은 많이 봤어도 기쁨, 환희, 행복을 다양하게 풀어내는 책은 못 봤다. 마냥 .. 이전 1 2 3 4 5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