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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슬픔이여 안녕(프랑수아즈 사강)/Good-bye가 아닌 Hello 슬픔이여 안녕 국내도서 저자 : 프랑수아즈 사강(Francoise Sagan) / 김남주역 출판 : 아르테(arte) 2019.09.16 상세보기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한글 제목을 보았을 때, 여기서 말하는 '안녕'의 의미를 'Good-bye'인 줄로만 알았다. 힘든 날들을 이겨내고 희망을 맞이하려는 누군가의 이야기겠거니... 아마 나처럼 잘못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부정적인 감정은 떠나보내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일 테니까. 만남과 이별의 인사로 '안녕'이라는 같은 단어를 쓰는 우리말로 번역했기에 생긴 오해였다. 원제는 . 굿바이가 아니라 헬로다.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p.11 소설의 첫 문..
[책]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김영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국내도서 저자 : 김영하(Young Ha Kim) 출판 : 문학동네 2010.07.30 상세보기 '자살 조력자'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과 그의 의뢰인들에 대한 이야기 자살이라는 소재에 대해선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응원은 아니더라도 일부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소설 속에는 공감되는 인물이 없다. 모두 어딘가 도덕적 결함을 가지고 있고 행동의 결과에 대해 고민하고 사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여성들은 하나같이 성적인 대상으로 그려지고 소위 예술한다는 사람들은 퍽 이기적이다. 자꾸만 주인공들을 비꼬고 싶어 지니 내가 이토록 꼰대였나 싶다. 1. 화자 : 생의 절반은 여행다니고 대체로 도서관, 미술관에 살며 말발로 자살을 부추기며 살아가는 한량. 물리적으로 죽음..
[책] 퀴즈쇼(김영하)/'회사'라는 환상을 찾는 청춘 교양있지만 어딘가 지질한 27세 백수 남자 이민수. 그는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적 탐구를 좋아하는 지성인이다. 비록 고아로 태어났으나, 과거 배우였던 할머니 밑에서 크게 부족함 없이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았다. 어느날 빈털터리가 되어 고시원으로 쫒겨나기 전까지는. 낙관을 유지하는 데에도 최소한의 공간은 필요했다. 그러니까 감옥 같은 독방에는 낙관보다는 비관이 어울린다는 뜻이다. 자기도 모르게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혀서는 아무 일도 하고 싶어지지 않는 생활이 계속되는 것이다. p.61 고시원에서도 당장 돈을 못내 쫒겨 날 판이지만 이 안일한 남자는 '설마 내쫓겠어?'라며 대책이 없다. 자신과 다시 잘해보려는 예전 여자친구 앞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다가 한 마지막 말은 "계산 좀..." 이었다. "나는 말..
[책]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 호주가 얼마나 기이한 나라인지 알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기대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한국에서 출간된 것보다 훨씬 오래전에 쓰여진 이 책의 원 제목은 《In a Sunburnt Country(햇볕에 타버린 나라에서)》이다. 호주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에서 따온 제목이라 한다.나는 햇볕에 타버린 나라를 사랑한다네.드넓은 평원,험준한 산맥,가뭄과 억수 같은 비의 땅을. 영문 제목을 보고 갸우뚱 한다면 호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나 같은)사람일 것이다. 이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호주는 상상 이상으로 넓은 섬이고, 그 드넓은 땅의 대부분이 사막과 같은 황무지이며, 오랫동안 외부 세계와 고립되어 있던 탓에 동물이든 식물이든 이 나라에만 존재하는 것들이 많다...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프리미엄북]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국내도서저자 : 야마구치 슈 / 김윤경역출판 : 다산초당 2019.01.22상세보기 책 소개 저자인 야마구치 슈가 (자신은 비지니스 현장에서 잘 써먹은)철학이 지루하고 쓸모없는 학문처럼 여겨지는 데 안타까움을 느껴,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책을 썼다. 고리타분한 시대 순 나열 말고 오로지 유용성을 토대로 흥미로운 50가지 생각 도구들을 소개했다. 야마구치슈는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 파트너'이다. 읽고 나서 생각만큼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다. '네가 당연히 여기던 것들에 대해 의심해 봐야 한다'고 끝까지 소곤댄다. 나는 지금껏 어디에서 무엇을 배워온 것인가. 노력은 배신하지 않으며, 힘든 일을 버텨내면 마침내 ..
[책] 시드니!(무라카미 하루키)/시드니올림픽 관전+여행기 시드니!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권남희역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15.12.01 상세보기 일본 스포츠 잡지사의 요청으로 올림픽 특별 취재원이 되어 시드니에 가게 된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올림픽을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왠지 오스트레일리아에 가는 것은 끌렸던 모양이다. 생각했던 대로 시시한 개막식과 폐막식을 보고 이따금 수준 높은 지루함을 느꼈지만 다행히 호주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다. 내용은 크게 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목적에 충실한 올림픽 관전 리포트, 둘째는 시드니 여행 후기(브리즈번도 짧게나마 등장한다) 나는 물론 여행기 쪽에 관심이 있었다. 예전에 유럽여행을 하고 하루키의 를 재밌게..
[책] 죽는게 뭐라고(사노 요코) 죽는 게 뭐라고국내도서저자 : 사노 요코(Yoko Sano) / 이지수역출판 : 마음산책 2015.11.05상세보기 아무도 모른다 읽기 전 죽음은 두려운 존재다. 정확히 말하면 나의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이 두렵다. 내가 죽으면 그야말로 내 세계가 끝나버리는 것이므로 뒷 일은 크게 신경쓸 것이 없다. 그렇지만 내 삶의 일부인 사람들이 사라진다면, 남은 인생의 그 뻥 뚤린 공백을 어떻게 외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어찌보면 보살핌만 받으며 살아온 나의 미성숙한 생각의 일부이다. 내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들이 생기면, 나의 죽음으로 곤란해질 사람이 생기면 그때는 내 죽음 또한 두려워질지도 모르겠다.이런 생각을 하며 사노 요코의 '죽는게 뭐라고' 를 읽기 ..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국내도서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윤옥역 출판 : 현대문학 2012.12.19 상세보기 책 내용 3인조 청년백수 아쓰야, 쇼타, 고헤이는 도둑질을 하고 난 후 헌 집에 숨어든다. 그 곳은 40년전 주인인 나미야 할아버지가 고민 상담을 해 주는 것으로 유명한 잡화점이었다. 아침까지만 조용히 숨어있기로 한 이들에게 갑자기 오래된 고민 편지가 배달되고 집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데... 읽고 나서 이 책은 누구나 좋아할 읽기 편한 소설이다. 뒷 이야기를 계속 궁금하게 만들어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읽고 난 후엔 따뜻한 감정이 남는다. 5가지 고민 사연이 등장한다. 가업인 생선가게를 물려받을 것인가 아니면 꿈인 뮤지션의 길을 걸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생선가게 예술가', 빚을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