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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 / 고통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살인자의 기억법저자김영하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13-07-2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 줄거리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노인이자 은퇴한(?) 연쇄 살인범. 그의 마을에 새로운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알게 된 그는 딸을 지키기 위해 기억을 잃기 전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어두침침한 소재다. 왜 이 책을 집었는진 몰라도 조금이라도 잔인하거나 거북한 장면이 나오면 덮으려고 했다. 그런데 태생적으로 비장함을 거부하는 듯 한 이 70세 할아버지가 사람을 죽이고도 죽을 병에 걸리고도 대수롭지 않은 양 차가운 농을 던진다. 노인과 유머,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기에 충분한 조합이다. 혹자는 반전이 있다고도 하지만 이 책에 반전은 없다. 애초에 치..
[책]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저자 법정, 류시화 지음 출판사 조화로운삶 | 2006-02-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출가 50년, 법정 스님의 잠언 모음집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 어제 그 짧은 100분을 위해 다신 오지 않을 젊음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또 그 결과로 좌절 할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생각난 책. 처음엔 '행복하라'는 명령문에 끌려 평온함과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은 마음에 책을 집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장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인간은 오로지 자신의 등뼈에 의지해야 한다. 누굴 위하는 일도 없으면서 어딘가에 기대고 싶던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법정스님의 대표적 잠언들로 엮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화한 말들로 나를 호되게 혼내는 듯 했다. 그 꾸짖음마저 간소하다. 무..
[책] 달에게(신경숙) / J이야기 시즌2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저자신경숙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13-03-18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산다는 것.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일상의 순간들에 스며들어 그... 산지 꽤 되었지만 아직 다 안읽었다. 굳이 변명하자면 아껴 읽고 있다. 마음 복잡할 때 마다 꺼내서 서너 페이지 정도 되는 에피소드를 하나 읽고 나면 그 기운으로 하루는 거뜬히 넘길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때로 그렇잖아요. 자신의 내밀한 어떤 얘기를 잘 아는 사람에겐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요. 지금 내가 그런 모양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과 이것저것 이야기 하고 싶은 밤이다. 밤도 아니구나 지금은
[책]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코너 우드먼) 콩고의 수많은 소년들이 두더지 굴 같은 광산에서 주석을 캐다가 무너지는 흙더미에 깔려 죽거나 혹은 그것을 약탈하러 온 FDLR(르완다 해방 민주세력)의 총에 맞아 죽는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참 안됐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 콩고에서 나온 주석은 거의 모든 전자 제품에 쓰이며 과자나 음료수의 포장재료로 쓰인다. 광부들은 자기가 캔 광물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 채 생존을 위해 주석을 캐고 그 것을 사는 사람들은 인권엔 관심이 없거나 알고도 모른척 한다. 시장에서 국경이 희미해진 지금 우리는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건 이들과 불편한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 책에서 소개한 사례들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자본주의는 착취나 비윤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무바지한 이념이 아닐까..
[책]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저자 신경숙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5-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가는 작품. 여러 개의 ... 글쓴이 평점 안좋을 때 들으면 더 안좋은 노래처럼 내가 아는 신경숙 소설은 우울할 때 읽으면 더 우울한 소설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어떤 카타르시스가 있다. 바닥까지 떨어진 주인공들을 보다가 현실로 돌아오면 나는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일본 소설이 청년기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사실이 안타까워 한글로 쓰여진 품격있는 청춘소설을 쓰고 싶었다고도 했다. 그런데 읽는 이 입장으로서는 청춘소설이라고 하..
[책] 관계의 본심(클리포드 나스,코리나 옌) 관계의 본심국내도서저자 : 클리포드 나스(Clifford Nass),코리나 옌(Corina Yen) / 방영호역출판 : 푸른숲 2011.08.31상세보기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살아간다. ...?! 매일을 새롭에 맺어가는 인간관계속에서 고민하고 신음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이 갈만한 기막힌 제목이다. 상황에 따라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본심은 무엇일까? 책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정말 상을 줘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한다. 제목만큼 흥미롭지도 않다. 한마디로 낚였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법한 '칭찬은 누구에게나 통한다.'라던가 '사람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는 등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을 컴퓨터..
[책] 잡문집(무라카미 하루키) / 잡문을 이해하는 능력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국내도서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이영미역출판 : 도서출판비채 2011.11.15상세보기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 책은 말 그대로 잡문집이다. 책 이름을 그냥 '잡문집'이라고 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 타이틀에 대한 일종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책 제목에 당당하게'이건 그냥 잡문이다.'라고 내 놓을 수 있단 말인가. 책 표지도 뭐랄까.. 크게 신경을 안쓴 것 같으면서도 책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빨간 배경에 작은 동그라미 안에 생쥐와 토끼가 잡담을 나누는 그림. 나는 대체적으로 잡문(?)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책에는 저자의 말대로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다. 만약 내가 ..
[책] 우리는 사랑일까(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국내도서저자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 공경희역출판 : 은행나무 2005.11.18상세보기 어찌나 혼자 실실 웃으면서 봤던지. 난 어쩜 이리도 앨리스 같단 말이냐! 참 세상 여자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어쩜 이렇게 한결 같을수가 있을까? 이 책은 연인들사이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하고 진부한 연애 이야기를 이론적, 철학적, 문학적 분석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풀이하고 있는 해설서이다. 사랑에 무슨 해설이 필요할까만은 전개 과정의 재치가 너무 번뜩여 웃을 수 밖에 없다. 사랑의 성숙을 얻어가는 과정. 이야기는 가볍고 일상적이며, 그 이야기를 풀이하는 갖가지 이론들은 매우 흥미로와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도 충분하다. 그런데 가만..이야기의 여주인공이 대부분의 ..